내가 대학을 다닐 때 처음으로 지리산에 대해 들어봤다.
그 친구는 겨울방학을 맞아 지리산을 종주하러 간다고 약간은 비장하고 자랑스럽게 이야기 했다.
"음.. 그래? 재미있겠다. 잘 갔다와~"라고 나는 건성으로 대답을 했다.
그때 나는 지리산이 어디있는지, 얼마나 큰지 잘 몰랐다.
2010년 10월 말이었나? 감나무의 잎은 다 떨어지고 발갛게 감이 주렁주렁 달려있는 어느 가을날.
나는 엄마를 따라서 지리산 둘레길이라는 데를 갔다. 동강에서 수철까지 걸었는데, 마지막 수철마을에서 타고온 관광버스를 타기 전에 뒤를 돌아보는데 뭔가 아주 큰 산이 있었다. 그 산에 조그맣게 구름 하나가 걸려있어서 뭔데 구름이 작아보이나..하는 생각을 갖고 엄마에게 물어봤다.
'엄마,저게 무슨 산이야?'
'저게 지리산이야.'
아.. 지리산은 큰 산이었다.